엘리논문 좀 읽고 현생살다가 적당히 3월 쯔음에 끼워팔기로 헝모촤 얘기 하려고 했는데 베토벤을 봐버렸어요. 이유는 뭐겠어요 뻔하지 과연 헝가리가 베토벤을 올릴까, 아니면 <왕가의 문장>처럼 슬쩍 보고 못본 척 할까 궁금해서 아니겠어요.
너무 망해서 EMK 레퍼토리 히스토리에서도 삭제된 <태양왕> 후기 듣고 이건 판권 가진 회사가 망하거나, 그 공연을 기억하는 한 세대가 교체되지 않는 이상 다시는 안올라오겠구나 해서 보러간 것처럼... 근데 그정도까진 안 간 거 같음. 대신 악보 옷 입은 음악의 혼령들 보니 태양왕 댄서들 생각나기도 하고.. 더라키 사라진 나레이터 생각나서 눈물 좀 흘리다가..
쿤체&르베이가 모차르트!와 엘리자벳으로 보여주던 18~19세기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인물상들이 이번 신작 뮤지컬 베토벤에서도 유사하게 흘러가는 게 생각나서, 최근 보던 <쿤체 뮤에서 묘사된 오스트리아의 과거 : 기억장치로서의 뮤지컬, 모촤!와 엘리를 중심으로> 읽던 부분 정리하면서 겸사겸사 후기랑 잡다하게 역사고증 정리해보려고요. 참고로 이번 건 폴란드어 논문임. 헝가리 모촤 올라오던 당시 기록 찾겠다고 이게 뭔짓거리인지 모르겠다......
제목은 저렇게 썼으나 검색어에 걸리라고 적은 거고.. 이번에도 계정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갑자기 헝가리 얘기가 나오고 여전히 신빙성은 서프라이즈의 루브르 정도로만 걸러듣기.
1. 르베이 & 쿤체의 신작 뮤지컬 제작방식과 월드 프리미어
쿤체랑 르베이 콤비가 독어권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월드 프리미어...뭐야 왜 영어로 설명해. 쓰기 귀찮으니 걍 세계초연이라 하지. 여튼 월드프리미어가 <베토벤>이 처음은 아님. 2006년에 일본 토호의 요청으로 만든 <마리 앙투아네트>를 시작으로 독일(브레멘, 테클렌부르크) -> 한국 -> 헝가리(부다페 오페레타) 순으로 올리긴 했음. 그런데 독어권에선 2012년을 마지막으로 올라오지 않고, 부다페에서도 2016년 이후 다시 안올릴 거 같고. 일본에서만 계속 올려지고 있는 거 보면 유럽권에선 아무래도 흥행실패 했나봄.
부다페 열심히 홍보했는데...목 뎅겅 잘린 선 있는 앙투아네트 사진을 부다페스트 지하철 전역에 붙이는 짓거리까지 했는데.. 잠깐 눈물 흘리고...
그 외에도 일본 전용으로 올렸던 뮤지컬은 <레이디 베스>랑 이집트 타임슬립 만화를 원작으로 한 <왕가의 문장>도 있었음. 그런데 원래 두 콤비가 모촤!로 성공했으니, 오스트리아의 또다른 음악가 베토벤으로도 뮤지컬 올리고 싶었고. 이제 해외수출 짬빠도 있겠다 어느 나라 프로덕션이랑 같이 만들까 하다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올리게 된 거 같음.
7개국이 제작의사를 밝혔다고 하는데, 독일 / 오스트리아 / 한국 / 일본은 확정이겠고,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중에서 하나거나 체코...? 는 의아했는데 이번 공연 보고 체코도 옳다구나 가져가겠구만 했고. 헝가리는... 잘 모르겠음.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한국의 다음 라센뮤가 궁금하면 와일드혼의 신작을 보고, 부다페의 새 레파토리가 궁금하면 르베이의 신작을 보자(하지만 왕가의 문장은 제외다!) 했는데 요샌 잘 모르겠음. 부다페에서 베토벤을 가져갈건지 아닌지는 정리 좀 하다 제일 마지막에 얘기할 듯.
이전까지의 쿤체&르베이의 뮤지컬 중 가장 급진적인 예는 <마리 앙투아네트>이었음. 유럽 외 아시아 국가에서 두 콤비가 처음으로 세계초연을 한 극이기도 했고, 원작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 일본의 작가인 '엔도 슈사쿠'의 책이었기 때문. 번역서도 있네. 사실 마리앙이랑 저 책은 안봐서 잘 모르겠음.
두 콤비는 각 나라에서 본인들 공연을 어떻게 올리든 굉장히 관대함. 그 이유는 이전 글에서도 썼듯이 논레플리카 방식 고수하고, 낯선 오스트리아 역사적 인물들을 소개하는 방식은 현지 프로덕션이 더 잘 알겠지 라며 대본 및 번역 수정에도 자율권을 주기 때문임. 그래서 나라마다 연출이 천차만별이고...다 뜯어고치던 헝뮤에 그렇게 입덕했고...
아마 독어권과 유럽에서 올리는 베토벤은 지금보다 더 다르게 연출할 것임. 그래서 몇 년 후가 더 궁금해지기도 하고. 공연보고 나서 왜 저렇게 올렸나 찾아보는데 르베이가 인터뷰에서 '선입견이 없는 한국에서 올려보고 싶었다.' 라고 말했네. 그런데 한국에선 베토벤은 어렸을 적 위인전 읽고 '청각을 잃은 천재 음악가'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아마 그게 지금 호불호가 갈리는 요인이 된 듯.
2.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역사적 사전 지식 차이
90년대 만들었던 <엘리자벳>과 <모차르트!>는 당시 관객들의 선입견과 반대되는 인물상을 제시하는 뮤지컬이었음. 그 이전까지의 두 인물에 대한 고정관념은 50년대 명랑하고 목가적인 영화였던 <씨씨 3부작>, 피터 셰퍼의 희곡 원작인 80년대 영화 <아마데우스>로 보편화 되었기에.
쿤체뮤의 특징이 뮤지컬은 역사적 영웅의 전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역사고증을 가져오지만 역사서술로 보는 건 원치 않아함. 그래서 90년대 세기말의 패기로 키치에서 루케니의 입을 빌어 '책, 영화, 훌륭한 교사는 그녀가 누군지 말할 수 없어요!'(헝가리판 가사. 헝엘리도 재밌다!) 라고 말하는 거고. 엘리에선 주인공을 향한 비평을 제시하는 인물로 나레이터 루케니를 썼음. 기존 오스트리아에 존재하던 씨씨 신화를 파괴하고, 신화화 되지 않은 역사의 과거만 볼 수 있도록 제시하기 위해.
반면 모촤!에선 주인공이 대적하는 인물로 어린시절의 천재성인 아마데를 거울상처럼 보여줌. 왜냐하면 이미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나이든 살리에리를 나레이터로 시작하기 때문임. 영화에선 위대한 천재 = 천박한 인간, 존잘의 캐붕에 괴로워하는 살리에리를 중심으로 모차르트란 인물이 가진 개인의 괴리감을 극적으로 보여줬으니, 뮤지컬 모촤!에선 창조에 인생을 바치려는 아마데 vs 인간적 삶을 살려는 볼프강이 대립하는 거고. 그리고 헝가리 모촤에선 아마데와 볼프강이 화해하며 거울이 중요한 키워드로 적용되는데요. 이 다 뜯어고친 헝모촤 연출 얘기는 다음 기회에!
사실 쿤체의 뮤지컬은 역사적 사실을 제시하나, 공정하진 않음. 원전도 애매모호함을 유지하려고 함. 기존 전기를 새롭게 조명하는 해석이라서. 그래서 공연의 시작은 주인공이 죽거나, 결말부터 스포하고 시작하는 아이러니에서 시작함. 관객들은 이미 결말이 어떻게 전개될 지 아는 관찰자의 시점으로 내용을 지켜보게 됨. 이번 베토벤에서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베토벤 결말 직전이 뭔가 보여주겠습니다! 무너진 피아노 타고 플라잉베토벤하다.... 아 헝판 1막엔딩의 플라잉모촤 생각나네...그립다 훌쩍. 여튼 그렇게 뭔가 하려다 갑자기 장례식이 나오며 에필로그가 나오니 네? 여기서요? 감상이 나올 수 있음.
그치만 쿤체랑 르베이 시점에선 고집스럽고 자존심 센 예술가였던 베토벤이 자존심을 놓고 동생과 화해 - 가슴이 웅장해지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알게 됨 - 사랑을 위해 토니를 놓아줌 = 인간적 성장을 한 거고 더이상 보여주고 싶은 얘기는 없으니 거기서 끝낸 거 같음.
엘리와 모촤 두 뮤지컬은 기존의 전기영화를 굉장히 의식하면서 그 반대로 가려고 했음. 이번에 나온 <베토벤>도 그러하고. 근데 그게 한국의 고정관념과 정반대로 진행되었다는 게 모든 불행의 시작같음.
제목이 <베토벤 : 시크릿>이라 게리 올드만이 나왔던 <불멸의 연인> 모티브란 건 극 다 보고나서야.. 아 이전 뮤 노선들 따라갔네. 이번 극은 불멸의 연인 영화와 반대로 만들려 했구나 알게 됨. 여기 영화도 비창, 영웅, 월광, 레퀴엠 등 베토벤 주요곡들이 나오는 음악영화였고.
지금까지 아무 소식도 못듣고 1호선 광인처럼 혼자 헝뮤만 중얼거리다 오늘 프로그램북이랑 인스타 비하인드 스토리 읽고나서야 알아서... 그 기분임. 고객님 인스타 확인 부탁드립니다🙏 화장실은 DM으로 문의주세요🙏🙏 퀴퀴한 지하철 내려서 인스타 맛집과 마주한 그런 느낌.
사실 르베이랑 쿤체는 우리 베토벤 사랑 얘기 할 거다~~~ 사랑으로 변화하는 인간 얘기 할 거다~~~ 니가 원하는 키치 얘기 안한다~~~~ 열심히 외치긴 했음. 그걸 안 듣고 아 쿤체극 신작ㅎ 나레이터 나옴 좋겠다ㅎ 헝가리에서도 올리려나ㅎ 암 생각없이 보러 간 내 잘못이긴 함. 그런데 베토벤 한 번에 타코야끼 330알 얘기 들으니 걍 기획사가 부제 선정이랑 홍보 노선 잘못 튼 거 아닐까 조금은 남탓해도 될 것 같음.
정말 아무런 정보도 안찾고 걍 가서, 베토벤 음악으로만 통으로 채웠다는 걸 플북보고서야 알았고. 아 까리한 앙상블곡ㅎ 빌런곡 잘말아주려나ㅎ 과거 친숙한 그 굴라쉬 맛집 기대하고 갔는데 그 누구에게도 수요없을 야외욕조플 보고 좀 많이 당황하긴 했지만... 그리고 르베이 노래 특징이 비극으로 주인공을 아래까지 처박은 뒤 다음 장면에서 가벼운 곡으로 분위기 환기시키는 건데, 등장하는 노래가 다 베토벤 곡이라서 기존에 만들었던 뮤를 기대하고 갔다면 실망하는 지점이고.
음악은 정말 개인 취향이긴 한데, 개인적으론 실존인물이 작곡한 클래식은 베토벤보다 모촤가 취향임. 다폰테랑 계속 붙어있지, 쉬카네더랑 만나니 마술피리같은 내용이 21세기까지 이어지는 거 아냐! 투덜거리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모촤!에서 사망직전 레퀴엠 쓰면서 모촤가 작곡한 오페라곡 나오는 건 여전히 좋아함.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모차르트 음악 쓴 뮤지컬이라고 해서 봤는데 모촤 음악이 너무 없어서 불만인 지점도 있을 수 있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전곡 베토벤 음악쓴다고 극단적으로 갈 일인가 탄식.
그런데 베토벤은 모차르트처럼 오페라 많이 만들지 않았음. 오페라는 피델리오 하나만 만들고 사람이 노래하는 건 합창 위주고. 사실 베토벤도 후손들이 거기에 곡 붙여서 연기할 거란 생각안하고 작곡했겠지.....저 음악 수퍼바이저가 베토벤 오리지널 곡으로 뮤 만들 거란 얘기 듣고나서 '르베이 제정신 아닌 듯' 한 것도 백퍼 이해감.
두 콤비는 플북 인터뷰에서 '유럽에서는 베토벤이 하나의 신화같은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베토벤의 선입견이 없는 나라에서 새 플젝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라고 했는데.. 그 누구도 두 콤비에게 한국에선 니나니나니고릴라다 구전처럼 전해지는 가곡을 알려주지 않았나봄. 유럽은 모르겠는데 아시아권에서 엘리제를 위하여는 과거의 자동차 후진음이나 옛날 가요 샘플링으로 사용되어서 구린 이미지가 존재한다는 것도...
정말 사전지식 없이 갔다면 베토벤 = 청력손실된 천재 음악가를 더 기대했을 것임. 그 왜 대극장뮤에서 잘하는 거 있잖아 주인공이 등장 시간 내내 운명에 괴로워하면서 사족보행하고 신과 시대를 저주하다 사랑으로 치료될 뻔했지만 요절하는 거.
그걸 기대하고 갔더니 사랑의 힘은 위대해요! 내용이었다니 좀 당황스럽지만. 두 분도 나이들더니 유해진 거지. 마치 20대의 패기로 짘슈 만들다 체스 망하고 디즈니에 납치돼서 서클옵라이프 쓰던 팀 라이스처럼.
르베이&쿤체 : 우리 엘리랑 모촤 얘기하는 극 만들거야
사람들 : 와아 씨씨3부작이랑 아마데우스 생각하고 보면 되나요
르베이&쿤체 : 아뇨
사람들 : ?
당시엔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지금은
르베이&쿤체 : 우리 베토벤 얘기하는 극도 만들꺼야
사람들 : 와아 청력잃은 천재 음악가 생각하고 보면 되나요
르베이&쿤체 : 아뇨 불멸의 연인을 생각하고 보세요 우리 픽은 요한나가 아니라 토니예요
사람들 : 그게 뭔데요?
르베이&쿤체 : ?
두 콤비가 엘리나 모촤처럼 님들 다 알지알지? 하는 이야기를 비꼬는 걸 잘하지만, 그건 베토벤이 독어권에선 자국역사와 영화, 내 픽이 찐사랑이다! 외치는 연구자들을 통해 소개되어 사전적 협의가 된 상황임.
그런데 아시아에선 베토벤의 연인들에 대한 선입견이 너무 없는 나머지, 베토벤이 남긴 편지에 적힌 '불멸의 연인' 후보들이 누구였는지 극 중에서 주어진 정보 아니면 알지 못함. 뉘셔요...? 상태가 되도록 연출한 게 지금 혹평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올라오기 직전까지 극 정보가 거의 없었다는 것도 한 몫 했고. 세계 초연이 아니라, 한 2~3번째로 올라와서 이건! 베토벤이 남긴 편지의 '불멸의 연인' 모티브로 만들었습니다!! 외치면서 기존 연출을 참고할 수 있을 만큼 소개되었으면 나았을 텐데.
그래서 코이케가 96년도에 엘리 가져올 때 ...저거 원본 그대로 가져오면 망한다! 일단 다카라즈카에서 사랑노선으로 튼다! 라며 나는 마지팬으로 만주 만드는 케이크 장인이 될거라네 뚝딱딱 고친 것도 이런 이유였겠지. 이건 연출이나 홍보가 힘냈어야 됐는데... 그래서 더 아쉬움.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얘기가 분명했으나, 미리 사전안내 되었다면 더 재밌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서.
3.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들 후보
1994년에 나왔던 영화 <불멸의 연인>은 베토벤 사후 장례식을 시작으로, '불멸의 연인에게 내 모든 유산을 남긴다'는 유언을 통해 베토벤이 편지에 적었던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 제자 쉰들러가 찾아나서는 내용의 영화임. 그래서 3명의 여인들 중 누가누가 베토벤의 트루럽 히로인일까요?! 하다가 알고보니 제일 혐관이었던 인물이 불멸의 연...아 쓰기 귀찮다 앞으로 불멸이라 할래. 불멸로 밝혀짐. 영화에 나왔던 베토벤의 불멸 후보들을 하나씩 소개하자면 (이름 표기 맘대로 해서 틀릴 수 있음)
- 줄리에타 귀차르디
20년 전 베토벤의 제자이자 연인. 월광 소나타를 헌정한 인물. 영화에선 베토벤이 청각이 손실되는 중인 걸 제일 먼저 알게 됨.
- 안나 마리 엘되디
딸과 아들이 있었고, 남편과 별거 중이었음. 청각잃고 대중에게 외면당하던 베토벤을 옹호하면서 친해짐. 베토벤이 다른 귀족과 불화로 일자리를 잃었으나, 킨스키 공작 등 다른 귀족들에게 다시 후원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함.
- 요한나 베토벤(영화속 트루럽)
베토벤 동생 카스파의 아내. 뮤지컬에선 행색이 안좋다고 얘기했는데, 부모에게 절도 혐의로 고발당했고. 그 외 횡령으로 유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임. 결혼하고 3개월만에 딸이 태어났는데.. 뮤에서 임신했다고 한 것도 그래서였나. 기억이 잘 안나네. 예당이 잘 안들리기도 했고.
남편 카스파가 죽고, 아들 칼과의 양육권 문제로 베토벤과 사이 안좋았음. 뮤에서 베토벤이 동생 아내라던 조안나를 그렇게나 싫어하던 것도 영화 영향도 있고. 베토벤이 아버지에게 받았던 학대를 조카에게 음악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대물림하기도 했음. 그런데 영화에선 혐관이었던 이 분이 찐사랑 불멸이란 게 뒤늦게 밝혀짐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은 누구냐? 는 논쟁은 여전히 학자들에게 끊임없는 논쟁거리가 됨. 그러네 이게 5등분의 신부처럼 내 최애가 결혼까지 하는 히로인이다!! 덕들이 주장하는 거랑 뭐가 다르지. 영화는 요한나 픽이라면, 쿤체랑 르베이 픽은 안토니 브렌타노였음.
- 안토니 브렌타노 (토니 - 뮤지컬 트루럽)
병사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미술 컬렉션을 분류, 판매하는 것 때문에 빈에 왔음. 그래서 중간에 솔로곡으로 나는 그림이 아니다 자유~ 외쳤던 것도 이런 맥락이었고.
작가인 베티나 폰 아르님과 아는 사이였음. 뮤지컬에선 시동생으로 나왔는데, 이건 나중에 더 얘기하고.
연구자들이 미는 불멸 강력 후보인데, 뮤지컬에선 다른 분의 일화가 섞임. 요세핀 브룬스비크라고, 이 분도 다른 불멸 후보임.
요세핀 브룬스비크
- 4명의 딸과 아들을 뒀음. 1812년에 프라하에 간 일화가 뮤지컬에 같이 섞임. 첫째 남편 사망 이후 둘째 남편과 아이양육문제가 있었음.
베티나 폰 아르님
뮤지컬에 나온 또다른 인물로는 '베티나 브렌타노'가 있음. 토니와 베토벤의 불륜 까발리는 시동생처럼 나오는데, 실은 남남.
그러나 베토벤과 만난 적은 있었음. 본명은 베티나 폰 아르님이라고 18세기 낭만주의 작가였음. 근데 이 분도 한 불멸하려고 했음. 덕질 대상이 베토벤이 아니라 괴테였을 뿐임. 뮤지컬에선 괴테덕톡하다가 베토벤이 그사람 잘 안씻어요 디스하길래, 오 괴테실러 파는 지인이 들으면 슬퍼하겠어 했는데.
이분은 밀란 쿤데라의 '불멸'에도 소개된 적이 있음. 괴테 덕질하면서 썼던 팩션인 『괴테가 한 아이와 주고받은 편지』로 성공한 덕후가 되었고.
4. 18세기 빈 시대상과 번역
헝뮤 덕질하면서 깨달은 건데.. 덕질하면서 나라 별로 어떻게 번역 바꾸고 연출하나, 왜 그렇게 바뀌었나 텍스트 덕질하는 게 적성이란 걸 뒤늦게 알았네.. 그래서 베토벤도 독어 원문도 같이 보고 싶은데 영어로 썼네 떼잉!!! 기억에 남는 거라곤 내 마음은 불타올라! 그 시인은 내 마음에 불을 붙였어! 이딴 불 메타포 직역만 기억나니...
아마 아이들이 부르던 서부의 사냥꾼 얘기라던가, 쿤체라면 예전에 엘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베토벤이 남겼던 편지에서 가사 레퍼런스를 따왔을 것 같음. 근데 예당이 베토벤 4dx 체험도 같이 하는 건지 가사가 잘 안들림. 뭔 맥락에서 얘기하는지를 잘 모르겠음.
그나마 제대로 들렸던 대사 중 기억남던 건 '내 삶이 마차에 실려 떠나가는 걸 봤어'라는 대사였는데, 이건 아마 영화 노리고 넣은 장면 같음. 위에 나온 영화에서 베토벤과 요한나가 만나자고 약속했으나, 마차 사고로 인해 길이 엇갈려버리고 요한나와 오해가 쌓이면서 원수처럼 되어버린 거라.
지금 가사가 안들리고.. 원 가사도 뭐인지 아직 안찾아봤는데, 과거 엘리에서 일본에 추가된 곡인 '꿈과 현실사이'가 독어판 가사와 완전히 달랐던 것처럼...혹은 모촤 초연 때처럼.. 르베이&쿤체가 번역과 연출에 너무 자율권을 준 거 아닌가 추측 중. 불멸의 사랑 불멸의 음악 얘기도 '불멸의 연인' 제목 노리고 넣은 가사 같은데 1. 잘안들림 2. 그런 얘기라고 플북에 안적혔잖아여 투덜이 스머프 상태
그치만... 아 맞아 무대 예술이랑 조명도 좋았음. 초반엔 vbw가 남의 나라에서 오스트리아 관광뮤 만들려는 건가..? 그럴 바엔 걍 아임프롬 오스트리아 가져오지..? 생각했는데 멀리서보니 무대 영상도 잘 써서. 할슈타트랑 바덴이랑 프라하 카를 교까지 넣고. 체코도 이 뮤지컬 탐내겠군.
그런데 왜 대체 불꽃놀이는 넣어진 거? 이거 진짜 궁금함. 불꽃놀이용 마차랑 지지대까지 등장시킨 거 보면 무슨 역사적 맥락이 있는 거 같은데, 검색하니 1810년에 나폴레옹이랑 첫번째 부인이 결혼할 때 비엔나에서 불꽃놀이했다! 이런 것만 나오고.
라센은 내용이랑 가사만 더 손 볼 수 있다면 한 3번은 더 올릴 수 있을 듯. 태양왕은 보면서도 아 정말...다시는 안올라오겠구나... 그랬으니까. 왕가의 문장도 16년,17년, 21년 3번은 올렸는데. 고치면 개선 여지가 있다는 지점에서 선녀임.
그래서 헝가리가 이 뮤지컬 가져갈건가? 하면 한 70~80%는 가능성 있다고 생각함. 왜냐하면 저기 불멸 유력 후보들이 헝가리 귀족들이라서. 지금 애들 이름보니 누구네 자식들인지는 모르겄는디 느낌상 헝가리쪽 사람 같음.
대신 부다페는 안가져가겠지. 10년만 더 일찍 올렸으면 모르겠는데, 헝가리 모촤 장인으로 준비된 베토벤 후보 돌하이(곱슬장발이라는 점에서 가산점) 도 뮤 은퇴했다가 돌아와서. 게다가 과거 확신의 주인공상이었는데 복귀하고 돌아오니 연기노선을 수염뿌쑹마초로 틀어서......
글고 헝가리는 자국인 버프받아 르베이극 자주 올리는 편이었는데, 마리앙은 10년동안 이게 여기서 흥행할까 아닐까 안전하게 가려고 미룬 거 같아서. 올려도 몇 년 후에나 가져올 듯. 게다가 부다페 요새 고전브웨뮤랑 오페레타에 집중하고 있음. 할배즈 좀 더 일찍 만들지 그랬어 헝토벤도 재밌었을 텐데 흑흑
+) 추가
사랑은 잔인해(love is cruel) 데모곡을 이제야 들었는데, 드류 사리치 맞나? 아리까리하네. 더라키 알 수 없는 길이었나.. 너 하나만 이었나...여튼 댄스ver 뿡짝 커버도 참여했던 전적이 있어서(스포티파이에 있음) 듣고나서 초연 주인공 맡은 죄가 이렇게 깊어야 하나..했지. 영어구사자인 독어권 뮤배는 다 드류 데려오는 거 같은데. 우르술라 아니 라카지에 이어 2023년엔 지저스라니 이분도 바쁘구먼.
가사 들어보니까 베토벤의 "나의 천사, 나의 모든 것, 나 자신이여 My angel, my all, my own self"로 시작하는 1812년, 체코 테플리체에서 보낸 편지에서 인용했던데. 위에 베티나 등장할 때 괴테덕질하며 말한 문장도 베티나의 실제 글에서 따온 것 같고. 주말동안 혹시 뭐라도 놓쳤나 싶어서 인스타랑 공연 상세정보 훑어봄. 없네. 과거 제작 기사에선 불멸의 연인 언급이 되긴 했는데 실제 편지에서 가사 따왔다! 이런 내용도 없고.이건 홍보 문제가 맞는 것 같은디.
심지어 베토벤 연출인 길 메머트가 올해 초 독일에서 인터뷰한 거 읽는데 소개글부터 '그 유명한 '불멸의 연인'을 다룰 뮤지컬을 감독한다.'로 적힘. 놀라울 정도로 아무 얘기도 없어서, 위에 쿤체&르베이가 말한 선입견이 이런 거라 도리어 홍보할 때 불멸의 연인은 언급하지 말라고 말 나온 거 아닐까. 그렇다면 더라키 때처럼 지금이라도 베토벤 불멸의 편지 복각판 내서 MD샵에 판매하는 것도 늦지 않을 듯!
아래는 첫공 며칠 전 독어권 기사로 나왔던 길 메머트의 인터뷰 대충 발췌.
길 메머트가 베토벤을 무대로 데려오다
여기 기사에선 초반부터 길 메머트가 그 유명한 '불멸의 연인'을 다룰 뮤지컬을 감독한다며, 베토벤 편지에 언급된 의문의 인물인 '불멸의 연인' 소개부터 함. 메머트는 이 뮤지컬이 "'불멸의 연인'의 비밀에 관한 것" 이라며 베토벤 시크릿 = 토니에 대한 이야기라며 말하고 있음.
기존 역사가들은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 오랫동안 연구해왔고, 요세핀과 안토니 두 사람 중 하나일 것이라 추측함. 그래서 쿤체는 이 주제로 극을 만들기 위해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했고, 메머트는 그가 안토니를 편지의 수신자로 선택했다고 말함.
메머트의 줄거리 설명 타임 : 귀족에게 피아노나 치는 광대로 소개되기 싫었던 염세주의자 베토벤은 1810년 빈에서 토니와 만나서 외로워하는 두 영혼이 솔메로서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그런데...한 사람은 결혼했고... 프라하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다시 하다가.. 작곡가는 청력을 잃고....
베토벤은 청력을 잃어감에도, 그의 떠나가 버린 사랑과 기타 등등(동생 결혼문제. 애비와의 싸움. 거만한 귀족사회 등등) 모든 극적인 감정을 음악으로 바꾸는데 성공함. 메머트 말로는 쿤체는 청각상실의 공포와 내면의 투쟁을 가시화하기 위해 '음악의 혼령'이라는 형체를 내세웠다고 함.
'베토벤은 후세에 불멸의 음악을 남기기 위해 본인이 정했던 모든 규칙을 깨뜨렸다. 이 이야기는 그가 어떻게 위대한 감정을 음악으로 옮기는데 보여준다.'
여기서도 음악 수퍼바이저인 베른트 스타익스너가 ? 님 정말 제정신인거? 회의적이었다고 언급하는구먼 껄껄...
그 외에는...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노래한다는 게 어떤거인지도 언급하네. thanks와 감사합니다 음절 차이도 예시로 언급하고. 올해 말에 도쿄에서 올라갈 거라고.
유럽 수출에 대해선 E- und U-Musik 을 언급하면서 어떻게 해야할지는 다른 제작사들에게 달려있다네. 클래식 같은 진지한 음악 - 뮤지컬같은 대중음악이 엄격한 독어권과 달리, 아시아의 경우는 더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으나 문화가 다르니 서사에선 조금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결론은 서울의 세계 초연에서 19세기 유럽 문화를 대사로 나타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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