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벳>의 해외 진출 및 연출 변화, 판권을 소유한 극장 혹은 극단을 소개하는 내용 이어서. <'검은 갈매기'에서 '엘리자베트'까지 : 오스트리아 황후를 소재로 한 뮤지컬의 기원과 제작사>에서 발췌해서 흥미있는 부분만 소개하는 중. 드디어 끝났다!!! 한 줌 헝엘리 자료 찾으려고 먼 길 왔다!!!!
이제 당분간 현생 좀 살고... 적당히 시즌 돌아오면 모촤랑 레베카 얘기하면서 헝가리판 영업하고... 여러분 헝가리판 모촤랑 레베카는 엘리보다 더 많이 달라요 여기까지 읽었으면 의리로라도 영상클립 봐줘요. 언제 누가 영업될 지 몰라 번역도 했으니 꼭이에요
* 명칭 구분하기 귀찮으니 뮤지컬은 '엘리자벳', 인물 표기는 독어식 (엘리자베트, 조피 등)으로 적을 예정
* 관심있는 부분만 후루룩 읽어서 오역이나 뇌내오피셜 있음. 이번에도 적당히 걸러듣기.
1. 헝가리의 <엘리자벳> - 3가지 장소, 하나의 무대
160페이지만에 헝엘리 초연이 나오면서 드디어 알고 싶던 내용이 나왔음. 근데 7페이지 내용 중 헝가리에선 세게드, 부다페스트, 미슈콜츠 3곳에서 올렸대! 하는 내용이라서...너무 슬프다... 헝톧 분장 왜 저따위인지 공식적인 내용으로 알고 싶었는데....
잠깐 눈물 좀 닦고 헝뮤덕 입장에서 헝엘리 역사를 얘기하자면, 여긴 96년에 다카라즈카 엘리와 비슷한 시기에 올라왔음. 대신 세게드 대성당 앞 야외무대에서 7번 정도로만 특별공연 처럼 올리고 부다페스트 오페레타 극장(=헝뮤 아카이브가 덕질하는 극장) 레파토리로 옮겨진 것임.
초연 세게드 버전은 다카라즈카, 빈판과 비교해서 큰 변화는 없었다고... 아니 대사에서 겁나 달라졌잖아요. 하지만 따지지 말고 킵고잉.
1) 세게드 공연 : 대성당 앞 노천무대에서 제국이 등장하다
여기 세게드 대성당 앞 노천무대에선 종종 대형뮤지컬들을 대규모 무대로 올림. 엘리올라오기 전인 94년 95년엔 미스 사이공을 했고 진짜 지프차가 무대를 가로지르는 걸 봤던 관객들이라...네??
아 부다페가 미사공 올린답시고 무대에다 냅다 헬리콥터 날린 거기. 오케오케.
놀라기엔 헝뮤덕질하며 너무 많은 것을 봤음.
참고로 부다페극장 최근엔 헝가리 태조왕건뮤(=이슈트반 키라이) 올리느라 오토바이 불쇼도 올림. 예전에 얼척없어서 기록했었네 껄껄.
이렇게 특유의 불쇼와 지프차에 익숙해진 관객들인데, 19세기 배경엔 이럴만한 대형 장치를 할 수 없었음.
그래서 대신 바이에른 가족의 바트이슐 여행에 두 마리 백마가 있는 마차를 타고 여행....네?? 저거 진짜 말일까. 진짜겠지. 승마극장도 있는데 거기서 빌려왔겠지. 헝가리는 가능하니 각오하자.
(tmi. 헝가리 초연엘리인 카타의 전 남편이었던 요제프 배우가 현재 그 극장 단장임. 가끔 카타랑 같이 콘서트도 함.)
아 이건 진짜 tmi가 논문에 적혔는데.. 헝가리 초연 전 야외극장에 예기치 못한 폭우가 내림. 그나마 공연 전에는 비가 안내렸는데, 회전무대가 삐걱거리면서 노래부를 때마다 소음을 냄. 그래서 카타 엘리가 소음 뚫고 난나것 부를 때 관객들이 '오, 황후가 비엔나 궁정에 맞서 싸울 뿐 아니라, 기술에도 저항하며 싸우고 있군' 생각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내용을 원했다!
여튼 세게드의 야외극장 버전에선 시각적 구현을 위해, 빈 회전무대 방식을 가져옴. 유압식 플랫폼, 다리 및 계단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장치가 있지만.. 이건 관심없다! 그 외 엘리 올리면서 대성당 야외무대에서만 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했음.
그 중 하나가 죽음이 등장하는 탑임. 무대에 등장하는 토드탑을 뉘렌투름 (Narrenturm. 바보들의 탑이자 과거 빈 정신병동을 일컫는 말. 루케니 대가리 보관되던 곳이라고 예전 포스트에 쓴 적 있음)으로 불렀네.
어둡고 추상적인 분위기는 빈판과 비슷했으나, 헝가리에서 올린 건 그것보다는 덜 어둡게 만듦. 그 예로 당시 연출가는 야외무대에 존재하는 죽음의 탑을 통해 관객들이 그의 존재를 항상 인지할 수 있는 장치를 남기겠다고 말했으니.
"죽음은 우리의 삶의 일부이자 끊임없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그는 저 탑 위 어딘가에 있으나, 사람들은 죽음과 건축물을 보지 못한다. 그 탑은 다른 차원에 있기 때문이다."
아 그래서 부다페 창뮤인 한여름밤의 꿈이 여기 모티브로 올려졌구나... 이게 뭔 일이냐면, 초연 톧 이후 n년째 부다페 레파토리로 굴려지던 실베가 매번 우린 엘리만 하네 하하 난 이렇게 톧 하다 늙어죽겠지 생각하던 차 당시 쿤체극 다 뜯어고치던 감독이 아냐 얘드라 이거 봐봐 내가 창뮤를 올릴거야. 셰익스피어 극이고(tmi. 초연 엘리와 톧을 맡았던 카타와 실베는 이후 롬쥴에서 뭔가 근친썸씽이 있는 레이디 캐퓰렛과 티발트로 나왔다) 너랑 카타가 주인공이고(또요?)... 엘리 마지막에 죽음이랑 엘리가 탑 안으로 퇴장하잖아ㅇㅇ 사실 그건 또다른 차원에 가는 워프같은 거고. 걔네 둘은 다른 차원에서 요정여왕과 요정왕인 거지 (미친거 아냐?)
그렇게 헝여름밤이 만들어지고.... 엘리는 티타니아가 되고 천둥 번개 오베론 넌 오늘 디지리~~~~ 하는 곡이 탄생하게 됨. 여기서도 장발인데 분장은 좀만 해서 보기 좋은 실베도 같이 좀 봐죠.
이제 안올라오는 헝여름밤의 꿈은 치우고..... 헝가리산 죽음의 존재는 쿤체가 상상한 것처럼 시각적으론 양성적인 모습임.
이것도 여담인데 헝뮤 입덕 초반에는 헝톧 사진은 안올리려 했단 말이에요. 사람들이 보고 에구머니나 저게 뭐야 다 도망갈까봐. 근데 몇 년 지나고 나니까 아 그냥 관심이 없는 거구나. 그래서 막 올리려고요.
여튼 헝가리가 올리는 죽음은 표현, 몸짓, 얼굴 표정이 빈판보다 더 어두운 권력자의 모습을 보임.
"죽음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그는 그것을 실행할 것이다. 죽음은 엘리자벳에 대한 감정과 사랑을 가진 인물이나, 우리는 그를 두려워 할 뿐이다."
죽음의 그러한 모습은 론..도....에서 명확히 드러남. 그는 자신이 사형집행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엘리를 보내주면서 자유의지로 다시 올 것이다 라고 말함.
또한 헝가리판에서도 결혼식 끝나고 시끄럽고...악의적이고....방정맞은(이건 개인적 평) 웃음을 짓는데, 만일 론도의 주장처럼 지가 엘리를 사랑했다면 거의 웃지 않았을 것임. 그래서 엘리의 결혼 이후 합스부르크를 비웃고 제국의 종말을 예견하는 죽음은 관망하는 신이란 존재보다 저승의 교활한 통치자라고 볼 수 있음.
헝엘리 의상은 헝가리 배경인 장면에서 특히나 화려하고 고증도 정확함. 대관식 때 요제프의 기울어진 십자가라던가 (그 외엔 05년 빈판과 토호에서 이 고증 살렸던 듯). 귀족들의 제복이라던가.
오 그리고 결혼식 장면에서 배경이 되는 대성당 문이 열리면서, 결혼식 신 올리기 딱 좋은 배경이었다고 함.
또한 2막에선 대관식 장면이 확장됨. 아무래도 본인들 역사랑 관련되어있다 보니 애국심 고취용이기도 하고.. 모든 앙상블들이 무대에 오르고, 배경의 국기, 그림, 의상은 역사적인 사건을 나타냈다는 듯.
여기선 헝가리 3귀족들의 역사적인 시선도 드러나고. 아버지가 처형당한 바티야니는 유일하게 현 상황을 비난하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초대 헝가리 수상이 된 안드라시는 새로운 내각을 인정하는 인물임. 신기한 건 안드라시가 엘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몇 초간의 시간동안 그들 사이의 친밀한 모습을 보임.
아마 이건 씨씨 영화 3부작에서도 나왔지만, 두 사람에겐 친구 이상의 뭔가가 있었다는 속설이 전해졌음. 이런 소소한 디테일을 통해 헝가리는 본인들 역사를 <엘리자벳>에 투영함. 본인들의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일화를 통해서.
추가된 장면으로는... 벨라리아에서 조피 죽을 때 죽음이 등장하는 것도 헝가리판에서 처음. 이건 연출의 의도기기도 했음. 왜냐하면 시어머니의 죽음은 엘리자베트의 삶에서 일시적인 안도감일 뿐, 루돌프가 죽은 후 다음 장면에 조피가 유령의 모습으로 나타나 아들의 죽음에 대한 황후의 죄책감을 증가하기 때문임. 이 장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에서도 썼고.
그림자송에서는 죽음과의 루돌프의 듀엣이 권력을 향한 위험한 줄다리기로 나타남. "엄마 어디있어요?"와 "우리냐 그녀냐"에 나오던 당구공과 당구채의 연관성은 이제 루돌프와 유사부자관계인 죽음 사이의 연결고리가 됨.
죽음의 천사들은 루돌프를 감싸고, 잡아당기고, 마치 당구공처럼 휘두르며 위험한 춤을 추다 루돌프가 황제에 등극하는 모습으로 유도함.
이후 등장하는 음모 장면은 다카라즈카 판과 유사. 이후 네덜란드, 토호, 에센에도 추가됨. 빈의 카롤리 궁전에서 열리는 장면은 루돒이 헝가리 귀족들과 함께 황제에 대항해 독립국가를 만들자고 설득함. 그러나 죽음으로 인해 요젶이 음모를 알자 부자간 싸움이 일어나며 절망적인 황태자를 넘겨두고 무대는 전환됨.
그래서 합스부르크 가의 역사에 익숙치 않은 관객들은 루돒의 상황과 자살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헝가리판에선 막판에 시위대들이 루돒도 까면서 멘탈공격까지 했고.
아 그리고 세게드 무대에선 마이얼링 왈츠 때 5쌍의 춤이 루돒 중심으로 회전했고, 일부는 마리 베체라의 의상을 입었다는 듯. 그리고 총을 손에 쥐고 있으나, 총을 쏘지 않고 죽음과 키스하며 죽고..... 아 설마 부다페 공연에선 루돒 셔츠를 찢는 게 야외무대 만큼의 이펙트를 주려면 노출..! 돌하이(위 사진의 루돒배우. 당시 헝가리의 스타뮤배)의 노출뿐이다..! 해서 그런 걸까. 이 무슨 무시무시한 생각.
그 외 장면은 변화가 없으나.. 아, 한밤의 조각배에선 오히려 엘리와 요젶의 만남이 묘하게 따스한 만남으로 이어짐. 황후가 늙고 연약해진 남편에게 손을 뻗어 마지막 포옹이 이뤄지면서 이 둘의 마지막 만남이 끝남.
야외 무대의 커튼콜 때, 헝가리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의 전 여왕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여주면서 박수 갈채를 받음. 또한 헝가리판에선 2막 마지막에 입었던 흰 드레스 뿐 아니라, 헝가리 대관식 복장으로도 등장했고.
그 후엔 부다페스트 오페레타 극장의 레파토리가 되고. 여기가 1894년에 지어진 극장이라... 사이즈는 국극 해오름 크기지만 나름 축소해서 잘 올리고 있고. 여기 극장 턴테이블은 직경 11m라서 빈버전보단 6m 작지만. 극장 주요 목적이 오페레타의 전통육성, 현대적 예술의 솔루션으로 보여주는 거라서.. 엘리 이후 모촤, 레베카, 마리앙 등 르베이 공연들은 대부분 올라왔음. 아무래도 모국이다 보니까.
이후 미슈콜츠 공연에선... 카타랑 실베가 참여했다. 부다페 프로덕션이 갔다. 끝.
읽다가 처음 알았는데 마이페어레이디, 헬로돌리, 지붕위의 바이올린, 웨사스, 시카고, 카바레, 라카지같은 고전뮤가 오페레타극장 구 레파토리였네. 2020년 와서 지금 그게 재반복 되는 거고...
물론 라카지는 우리 이거 올리고 싶어요 얘기만 했고 결국 못 올라왔지만. 실베랑 호모니 영혼의 단짝이 하는 라카지 였을텐데. 겁나 능청맞게 잘했을텐데 눈물만 흘리는 중.
근데 지금 못올리는 이유는 아마 헝가리 정치상황이랑 맞물려서........국립극장인데 현 극우정권 눈치 겁나 봐야하는 상황이라.... 뮤지컬 덕질하려다 다른 나라 정치까지 걱정하고 이게 무슨 일이니 진짜.. 이건 잠깐 탈덕 간보던 시기에도 적었는데 자세한 건 여기서.
2. 스웨덴 - 베름란드 주 칼스타드의 실내 뮤지컬극장
스웨덴은 <엘리자벳> 초연 전부터 라이센스 문의를 했음. 그치만 스웨덴 칼스타드에서 1999년 9월 30일 첫공을 올렸으니 실제론 약 7년의 기간이 걸림. 사실 이쪽에선 500석 정도의 소규모 도시 극장에다가, 뮤지컬 외 거의 오페라가 올라왔음. 그리고 하우스 앙상블... 극장에 속한 단원들이 없는 상태. 하지만 이후 2000년 1월까지 레파토리 공연으로 안정적으로 올라옴.
여기선 대부분 스칸디나비아계 뮤지컬 배우들이 올라옴. 초연 엘리 배우로는 세실 네르폰트, 페트릭 마르틴손이 죽음을 맡았고.
이전에 라이센스 공연을 올렸던 일본, 헝가리와 달리 스웨덴은 극장이 작아 10x14m 규모 안에서 올려야 했음(예. 초연 빈판 엘리 무대의 턴테이블 지름만 17.50m 였음) 음악은 대부분 초연 빈판을 따르고, 일본의 각색 중 어느 것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즉 론도는 없단 거군요 단호하네요. 감독은 주로 의상, 무대기술을 중심으로 잡았다고.
스웨덴 프로덕션은 빈판을 배경으로 해서, 이전에 다 뜯어고쳤던 일본, 헝가리와 달리 변경사항은 몇 가지 장면 빼면 크게 없었음.
데브레첸에선 첫째딸 어린 조피의 죽음을 서면 편지로 알게 된다는 거나, 프롤로그의 배경은 죽은 자들의 영역이 아니라, 위 사진처럼 신문사의 사진기사들이 칼에 찔린 황후를 둘러싼 제네바 호수 기슭을 배경으로 일어나는.......네??
칼스타드에서 보여진 엘리자벳은 이 공연이 조그마한 시립 극장에서도 공연될 수 있단 걸 보여줌. 극장 사이즈, 장비 부족은 역사적 맥락과 비교했을 때 중요하지 않으니까.
아 그래서 최근 헝가리 죄르였나... 거기 시립극장에서 올린 엘리 공연도 어쩐지 시립극장인지 사이즈가 작았던 것 같더니. 스웨덴 무대사용 하는 거 보고 많이 참고했을 듯.
사실 스웨덴판 의상은 기존의 다른 프로덕션에 비해 의상이 화려한 편도 아니고 심플함. 그리고 역사적인 고증도 거의 따르지 않았고.
하얀 의상 + 짧은 금발머리를 한 죽음만 돋보일 뿐임. 특히나 눈화장을 강조해서 메피스토처럼 보이고, 극도로 위험하게 보인다는데... 저거 악마새끼라 하는거 아녀!!
여튼 이쪽은 무대가 작은 대신 가벽과 오브제로 배경을 소개하고, 안무는 매우 정적이라는 듯.
흥미롭군요 하지만 크게 관심이 없어요! 라는 감상인데....이게 곧 헝뮤영업하는 글 읽는 사람들의 감상이겠지 훌쩍.
아 미친 이름 검색하면서 공연사진 찾는데 죽음 맡았던 패트릭 저 배우ㅋㅋㅋㅋㅋ 스웨덴 짘슈에서 아주 맛있게 예수유다 말아주던 유다 아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배신자가 저렇게 스승을 곱게 쓰다듬니! 저기도 다 이배우가 저배우구나 갑자기 올라가는 호감도.
3. 네덜란드 스헤브닝겐의 서커스극장 - 키치 버전으로 돌아가기
스웨덴의 소규모 공연 이후, 네덜란드의 스헤브닝겐에 있는 서커스극장(진짜 서커스 올리는 곳은 아닌듯)은 이후 다시 대형무대에서 공연을 올릴 수 있었음.
네덜란드 버전은 독일 공연장 재정난이랑 인수건이 겹쳐서 이것저것 사정이 있었었다는데, 독일 초연인 에센판도 네덜란드 극장 프로덕션에게 넘어갔다는 듯.
그래서 에센 버전이랑 네덜란드 버전은 약간만 다르고, 대부분 비슷하게 갔다고 함.
네덜란드에서 엘리자베트의 이야기는 더 알려지지 않아서.. '오스트리아 황후 씨씨의 실화!' 라는 부제로 홍보됨. 기존 프로덕션은 포스터에 엘리의 상징인 부채, 실존인물의 서명과 유사한 타이포를 제목으로 했지만, 네덜란드부터는 완전히 다른 길로 가기로 했음. 저자가 보기에 이 새로운 로고는 현대적인 관점을 제공했지만, 적어도 메시지를 담는 무대예술은 퇴보했다고.. 아 말넘심. 그치만 라센 초연 포스터 보면 더 뒤집어졌을 듯 껄껄...
왜냐하면 네덜란드 스헤브닝겐 공연과, 2년 후 이어지는 에센의 무대디자인은 씨씨의 감미롭기만 한 구시대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것을 놓쳤다고. 저자는 그 이유를 극도로 사실적인 무대로 꼽음.
기존의 빈, 헝가리의 초현실적이며 추상적인 캐릭터성이 남아있지 않으며 심지어 일본 프로덕션의 지하세계도 네덜란드보다 더 왜곡된 합스부르크 제국의 거울이었음.
아 이거 읽다가 알게된 건데, 'süßlichen Sissi' 이게 로미 슈나이더가 나오는 영화를 가리키는 수식어인가벼? 2차대전 직후엔 목가적~평화~ 이런 시대를 보여주며 좋았던 옛날이여~ 감상적인 걸 보여주는 게 중요했지만, 현재는 영화가 너무 동화 속 공주님 같아서 키치같다고 까는 거고.
처음 덕질할 땐 뮤엘리 소개할 때마다 언급되길래 그냥 과거에 이런 영화도 있어서 소개하는군ㅇㅇ했는데 생각보다 더 50년대 영화에 대적하는 내용을 담으려 했구나.
네덜란트판 세트디자인으로 다시 돌아와서, 무대는 대부분 사실적으로 진행됨. 토드대교와 체스판 연출은 빈판에서 가져왔고. 여기서도 400개의 의상과 143개의 가발 역시 장비의 일부였고, 엘리 혼자 16개의 드레스와 6개의 가발을 착용했음.
무대 위에 현실세계였기 때문에, 관객은 스토리를 통해 다른 차원을 파악해야 됐음.
감독은 죽음을 어두운 성격의, 도전적인 유혹자로 소개했음. 빈판과 달리 초월적인 존재자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위험한 인물처럼 보여줬고. 네덜란드의 죽음 배우는 가장 인기있는 뮤배인 스탠리 벌슨이 맡았고... 아 그 대머리 톧.... 당시엔 우베와 비슷하게 현지에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레스타트에 비유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듯. 아니 근데 여기도 죽음 분장 왜그래 진짜 헝가리도 그렇고 톧 얼굴에 뭐 안바르면 안 돼???
참고로 이건 2002년 10주년 엘리 때 톧 배우들. 순서대로 스탠리(네덜란드) - 실베스터(헝가리) - 보르헤르트 - 마틴 - 우베. 독보적으로 헝가리랑 네덜란드만 의상 다른 거 봐. 아 근데 실베 얼굴 새삼 작네. 근데 헝톧 분장안한 게 저 때 10주년콘 사진 뿐이라니 다시 분노.
네덜란드의 죽음 분장은 헝가리판 이후 두번째로 흑발의 죽음이 무대에 오른 것이었음. 그러나 헝톧처럼 머리가 길지 않고, 일본처럼 물결치는 헤어스타일도 아니고.. 뒤로 넘긴 스타일이었음. 그리고 붉고 검은색의 복장은 스탠리의 피부톤과 잘 어울려서 무대에서 더욱 돋보였다고 하고.
피아는 빈엘리 이후 7년만에 고향인 네덜란드에서 연기하게 되었는데, 빈판보다 더 충동적인 성격의 미성년자에서 이기적인 (국가의-) 어머니의 변신이 인상적인 해석이었다고.
그러나 네덜란드 판에선 루돌프만큼 큰 변화가 생긴 인물은 없었음. 이미 1막 후반 쯤에 행복한 종말 - 최후통첩 사이에 '엄마 어디 있어요'를 부르는 어린 루돌프가 나옴. 그리고 어린 루돌프의 곡은 2막에서 짧은 리프라이즈로 나오는데, 대관식 후 괴될뢰 성에서 옷을 갈아입느라 바쁜 엘리를 향해 관심을 끌려는 꼬마 루돌프가 나옴.
그 다음에 루돒의 문제적인 삶이 체계적으로 구축되는데, 혼란한 시절들 마지막에 하스 이후 요젶과 말다툼을 하거나. '그림자는 길어지고', '음모'이후 코르푸 배경의 내가 당신의 거울이라면 나온 뒤, 마이얼링으로 루돌프의 정치적, 개인적 투쟁이 끝남.
그리고 반 덴 드리에쉬가 연기하는 루케니는 냉소적인 관찰자보다, 더욱 비아냥거리는 광대에 가까웠음.
네덜란드의 곡 순서는 다카라즈카, 헝가리의 버전을 섞었음. 그리고 벨라리아가 추가되면서 무대의 공간적 배경을 통일하려고 했다는 듯 (에센판도 포함). 그리고 무대 디자인에서 뚜렷한 변화를 가져온 유일한 장면은 마담 볼프의 살롱. 서커스극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해당 시절을 서커스처럼 보였고... 에센에선 해당 장면이 더 호화로워졌음.
그래서 네덜란드 공연은 시각적, 기술적으로 복잡한 무대를 보였는데, 2년 후 독일에도 올릴 공연에 전통과 기대를 유지하기 위한 발판이었다고 함.
당시 네덜란드 엘리 감독인 요프 반 데 엔데 말로는 'Stageholding'이라는 이름 - 높은 입장료를 받는 만큼, 청중이 완벽하고 인상적인 쇼를 기대할 수 있는 훌륭한 엔터테이너먼트 극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아 요새 뮤 티켓 19만원 생각나서 잠깐 눈물 좀 닦고.
4. 독일 - 엘리자베트와 죽음의 새로운 듀엣, 에센 콜로세움 극장
원래 엘리는 독일 드레스덴에 처음 올리려고 했지만, 독일 초연이 올라가기까진 꽤 긴 시간이 걸렸음. 아마 극장 건설이랑 어른의 사정이 또 엮인 듯. 위에 말한 네덜란드 감독이 금전적인 어른의 사정 덕분에 네덜란드판 외에도 독일 초연 권리도 얻어서, 01년 처음으로 에센판이 올라감.
개막 전부터 독일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 피아와 우베가 모두 올라간다 + 마침 독뮤가 어려운 시기라서 용병처럼 왔기 때문임.
독일 경제가 좋지 않던 시기라 대형뮤 극장에도 영향을 미쳤고, 또 관객들의 재정적 비용도 증가(여행비용, 체류비용, 티켓가격 상승 등)해서... 아 피아랑 우베다 헤헤 좋아했는데 진짜 어른의 사정이었구나...
이 논문이 써질 땐 한창 에센 올라올 시기라서, 이후엔 어떻게 올라올지는 기록되지 않음. 하지만 네덜란드와 독일 프로덕션은 큰 차이가 없었고. 네덜란드 감독이 이끌던 크리에이티브 팀이 안무 외 제작도 모두 담당했었음.
대신 에센은 빈판의 계보를 이어받아 네덜란드와 달리 더욱 추상적인 연출을 무대에 반영함. 대신 시각적이고 연극적인 구현에선 네덜란드 판보다 키치스러운 연출이 더 강함.
예로 황제 부부의 관계 묘사를 보면, 요젶은 이제 뻣뻣하고, 딱딱하고, 벽치는 황제가 아니라 고부갈등으로 고통받는 사랑스러운 남편....우우.... 1950년도 씨씨 영화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부부 같은 모습이었다고. 마치 동화속에 나온 왕자와 공주처럼. 그래서 황제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받지만, 이야기의 거친 면들을 제거함.
에센에선 추가된 장면이 몇 있음. 꼬마루돒이 엘리 만나는 것을 조피가 막는 '어린애든 아니든', 그리고 죽음과의 듀엣인 '내가 춤추고 싶을 때'
에센에선 '엘젠'이 없음. 대신 '키치' 도중 무대 뒤 활인화처럼 엘리의 헝가리 대관식을 보여줌. 그래서 이전 포스트에서 적은 것처럼 루케니의 대사가 헝가리 대관식을 소개하는 걸로 바뀜.
그리고 뒤에 등장하는 신곡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새로운 왕의 대관식에서 제국의 종말을 예고하던 루케니의 경고가 신곡에서 다시 반영됨. 대신 이번엔 암살자가 아니라, 죽음의 입을 빌어 엘리의 승리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함. 아래 번역출처는 하일트님의 에센 대본.
엘리자베트:
나는 더 이상
아무와도 함께 날고 싶지 않아.
너와도 마찬가지야.
아무도 나를 이끌게
허락하지 않아.
죽음:
오로지 나를 통해서만 너는 자유로울 수 있다
엘리자베트:
오로지 나를 통해서만.
죽음: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엘리자베트:
이제 나는
나만의 길을 가.
너와는 이미
갈라섰어.
날 내버려 둬!
죽음:
너는 나와 사랑에 빠졌어.
나 없이는 자유도 없기 때문에.
그리고 나 외에는 아무도 너를 이해할 수 없어.
[..]
엘리자베트:
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강해.
죽음:
네가 강했던 건 단지
아직 네 자신이 약하다고
믿고 있던 동안 뿐이야.
[..]
엘리자베트:
나는 삶을 사랑하기 시작했어.
죽음:
곧 너는 그것을 증오하게 될거야.
해당 노래는 엘리가 처음으로 죽음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나, 다음 장면인 '엄마 어디있어요'를 통해 그 때의 원동력이 이기심 속에서 점점 퇴화하고 있음이 드러남.
새 듀엣곡은 엘리와 죽음이 동등한 파트너로서 마주하는 유일한 노래라서 홍보용으로 몹시 좋은 곡이었다는 듯. 그 전까지 그림자는 길어지고나... 마지막 춤...에선 방송이나 라이브공연엔 두 주인공을 함께 등장시킬 수 없었으니. 그 외에 조피의 벨라리아도 추가되면서 에센판 추가장면은 여기서 끝.
아 왜 에센 파트에선 카스텐 얘기 언급 안해줘요 슬프니까 나라도 사진 올려야지. 요새 배우로서 소식 안들려오더니 인터뷰 읽으니까 감독으로도 활동 중이었구나 하기야 카스텐도 이제 곧 50이다 어흐흐흑.....
당시 활동했던 배우들 대부분 감독이나 오페레타, 드라마로 가는구먼
카스텐 키치도 두고 감. 암살할 때 엘리에게 꽃주면서 찌르고 웃으며 도망치는 당신의 루케니 여전히 잊지 못할 것. 사랑했다 당신이 연기하는 미친놈 루케니.
결론. 20세기 말의 뮤지컬 산업 - <엘리자벳>의 의미
이 논문의 목적은 20년간의 <엘리자벳> 발전을 소개하는 것이었음. 추상적인 성격을 벗어나 외국의 문화권에선 독자적인 해석으로 각 나라만의 특별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례로 보여졌다는 듯.
뱀파춤이 비록 유럽에선 성공 못했지만.. 아 또 뱀파춤 망한 얘기 가져오고 흑. 여전히 유럽뮤가 브웨처럼 성공사례를 늘리려고 간보고 있지만, 쿤체 왈 '다시는 제작사, 협력사 등 그 누구도 내 극을 통제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라고 했는데 일본, 헝가리,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등의 극장과 제작진들이 <엘리자벳>으로 누렸던 프로덕션의 자유로움을 통해 앞으로의 공연들도 현지에서 어떻게 올리든 크게 신경쓰지 않을 거라고.
아하 쿤체의 관대함은 자본주의의 성공에서 비롯된 거였구나!
게다가 2000년대 쯔음 당시 헝가리 부다페 극장에선 이렇게 극 뜯어고쳐서 성공 + 롬쥴은 완전히 다 고쳐서 대성공 하니.. 디즈니뮤 가져와서 좀 뜯어고쳐도 이전에 성공했다는 선례가 있으니 고소 안하고 걍 넘어간 거고. 그래서 프롤로가 헬파이어 부르며 셀프채찍찔 해도 그러려니 넘어간 거였구나! 그건 좀 뭐라 하지 그랬어!! 하지만 여전히 인상깊긴 하다!
그 외의 유럽뮤 얘기도 나오는데... 체코뮤 언급하면서.. 네? 체코뮤 드라큘라 흥행해서 한국에도 들어온 게 여기서도 나오네?? 아 98년이랑 2000년이랑 2006년에 올라왔던 뮤지컬 오케오케.
2009년 이후 신성우가 체코뮤 영업왕이 되면서 한 때 체코뮤 꾸준히 가져왔었는데. 이 분도 꾸준히 동유럽뮤 덕질하시는군요 남일같지 않아 눈물만 흐르기엔.... 그분은 직접 공연까지 가져오는 성덕이잖아 떼잉 지금 쓸모없는 걱정을!!!
여튼 논문은 당시 2003년 독일경제 불황와 엮어서 극장 안망하려면 결정 잘해라~~ 하지만 <엘리자벳>은 세계 무대에서 성공할 것이다 라며 끝남. 2003년 논문이라, 해외 엘리 얘기는 에센까지였고.
그러나 이후 핀란드, 슈튜트가르트, 스위스, 한국, 체코 등 다양하게 올렸고. vbw은 엘리 외에도 이후 '모차르트' '레베카' '아임프롬 오스트리아' 등 해외수출작을 늘리면서 수출용 레파토리 공연 제작에 안정화를 이룸. 잘됐군 잘됐어.
헝가리엘리 초연 자료 찾으려다 여기까지 온 거라서.. 엘리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음엔 모차르트!나 레베카로 얘기할 듯. 헝가리에선 엘리로 쿤체극 어떻게 올릴 지 간 봤다면, 모촤랑 레베카에선 완전히 자기들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재밌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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