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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뮤지컬(이글루스 백업중)

헝가리 가서 뮤지컬 레베카 본 후기(1) - 부다페스트 오페레타 극장 자리 추천 및 캐스팅으로 극장이랑 눈치게임한 썰

by 헝뮤아카이브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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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이면 다 보는 부다페스트에 3일이나 있었다면서요.

가서 첫날에 뭐했나요 야경봤나요?

- 뮤지컬.

그럼 둘째날은요?

-뮤지컬.

마지막인데 셋째날은 다른 거 했겠죠?

-뮤지컬.

..그럼 첫날엔 뭐 봤나요?

-레베카.

둘째날엔 딴 거 봤죠?!

-레베카.

셋째ㄴ

-레베카.

 

한국에서도 올라오잖아요?! 같은 뮤지컬 아닌가요???

 

 

 

- 달라.

그렇게 삼일 헝가리 있으면서 3일 내내 뮤지컬 레베카 봤던 감상기를 적어보려고 해요. 노잼의 도시 부다페스트.. 남들은 1박이면 충분하다는 노잼의 도시... 하지만 그곳이 빛나는 이유는 야경과 온천 때문이 아니라 헝가리 뮤지컬이 있어서겠지. 왜 떠나게 되었나 회상해보면 아래 사진이 계기였던 거 같아요.

 

 

 

 

 모든 여행의 시작이었던 사진.

 

헝가리의 건국왕 이슈트반 1세의 건국설화를 다룬 뮤지컬 < 이슈트반 키라이 István, a király>. 2018년 공연 사진이자 뮤지컬 은퇴하고 오페레타로 갔던 돌하이 아틸라가 오랜만에 나오는 극입니다. 부다페에서 올렸던 굵직한 대극장뮤(롬쥴, 모촤, 엘리 등)에 주연을 맡았으며 헝뮤 쫌 보셨다 하는 분들이라면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그 분 맞습니다.  

 

전성기에는 100m 밖에서 봐도 아 쟤가 주인공! 하다가 결말에서 운명에 의해 파멸하는... 그런 대극장뮤 주인공 이미지에서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 마초st로 너무 성공적이다 못해 과한 이미지체인지를 했거든요.

본인 왈 극장에 세대 교체도 필요하고, 더이상 뮤지컬에선 본인에게 맞는 역이 없다고 말하며 40대 중후반까지 오페레타에 있다가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건 알겠는데..그래서 이상한 몸짓을 하고 있는 평범한 헝가리 뮤지컬 장면입니다. 

이때는 에구머니나 저게 뭐여 진짜 이상하다 해놓고선 헝가리 다녀와서 민족주의 말아주는 빨간맛 막드에 중독됨. 진짜 왜 그러니....

현생에 지친 헝뮤덕2가 늘 그래왔듯이 부다페 극단의 공식사진=이상한 사진으로 헝뮤덕1에게 어그로를 끌기 위해 이 사진을 보내려고 하던 차, 스케쥴 표를 보다가 레베카 2019년 2월에 3일간 올라오네 하지만 못가겠지 → 설날끼고 올라오는뎁쇼 → 지금이다! 부다페를 가야할 때!

(2023년 추가. 그리고 저 이후 바로 다음 해 코로나 터지고... 부다페 레퍼토리에서도 빠져서 다시는 갈 일이 없었다고 한다. 무덤까지 들어가도 저 때 참 잘 갔지 흡족해 할 것)

 

하지만 자국민 중심으로 돌아가며 해외진출은 1도 생각 안하는 부다페가 늘 그래왔듯이 공연 2~3달 전 티켓오픈을 먼저 한 뒤 캐스팅을 공연 한달 전 밝힙니다. 가장 보고 싶었던 댄버스 장인 카타와 낡고 지친 실베스터의 회차만 고를 순 없었어요. 그렇다고 캐스팅 뜨고 난 뒤엔 대부분의 표가 나갔을 테고. 그래서 예전부터 계획만 했던 방식을 실행하기로 함.

 

 

일단 오픈된 표 다 사자!

그 편이 더 깔끔하고 속 편하잖아! 너희 중 하나는 낡고 지친 실베스터겠지

영감을 줘서 고마워요, 인셉션에서 돈지럴하며 깔끔하게 항공사를 인수했던 사이토씨!

 

그리고 그렇게 배짱 부릴 수 있는 이유가.. 헝가리는 공연 티켓값이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 1층 앞열이 2만원대고 가장 비싼 박스석은 3만원 정도. (2019 기준. 지금 좀 오름. 그래도 지금 빕석이 5만원 대였던 듯)

스케쥴 뜨는 거 봐서 마지막은 날리고 이틀만 있던가 3일 다 보고 다음날 새벽 5시행 프라하행 열차를 타거나 어쨌거나 극한여행이었지만요.

그러고보니 새벽에 벌벌 떨며 뉴가티 역에서 맥도날드 오픈 때까지 기다리다가 fire? Do you have a fire? 묻던 헝가리청년이 생각나네. 사실 헝가리는 불타는 뮤지컬 보러 왔었지. 이 타는 불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어 (feat 헝롬쥴)

어쨌거나 3일 표를 앞열만 잡는다 잡기도 애매한 것이

1.실베 회차는 가까이서 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보고 싶다

2.한번쯤은 박스석에서 헝베카 전체 무대 파악하고... 인터미션에서 핑거푸드 주는 거 먹고 싶다(중요)

 

그때부터 시작되는 자국민 중심 극장과 외국인 관광객(약점 : 표 취소하는 방법 모름)의 눈치싸움 캐스트 추리쑈.

 

부다페 극장은 공연 올라오는 텀이 3~4일로 굉장히 짧습니다. a공연 3일 올리고 하루 쉬고, b공연 4일 올리고 c공연 올리고. 그러니 레베카 공연 전날과 다음날 올라오는 극이 더블 캐스팅이 아니라면 그 날엔 원캐로 확정되었을 거고. 부다페에게 양심과 상식이 있다면 이틀 연속 다른 공연에서 같은 배우를 연달아 올리지는 않겠지.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다페는 양심과 상식 둘 다 없습니다.

 

그래서 레베카 전날 실베스터와 카타가 2인극을 3일동안 하고, 레베카 끝나고 다음날엔 호모니가 도리안 그레이를 하니까 추측했던 것이

  • 1일차 : 스지(이히) - 릴라(댄버스) - 호모니(막심)
  • 2일차 : 스지 말고 다른 캐슷 이히 - ? - 실베스터(막심)
  • 3일차 : 낮공은 매진. 단관인가보다 / 밤공 - 슈뢰딩거의 캐스팅. 하지만 실베스터가 막심하지 않을까. 텀블러 양덕이 밤공은 보통 더 잘팔리는 캐스팅이라고 말해줬단 말야.

그렇게 1일엔 2층 박스석으로 극 전체 내용을 파악하고, 나머지 날엔 1층에서 보자고 결정. 그렇게 극장 표 부터 잡은 뒤 비행기표와 숙소를 잡았어요. 3일차 캐슷이 영 별로라면 걍 지나가던 헝가리인에게 표 양도하고 다른 도시로 떠나기로 결정하고. 

바람직하고 계획적인 여행자라면 일단 비행기표와 숙소부터 잡고 세부일정을 정합시다. 안그럼 이렇게 무턱대고 새벽 5시행 열차를 탈 수 있음.

 

여행 일정도 다 짰다, 캐스팅도 안뜨고 심심해서 이런 것도 만들어 봄.

이 때 부터 였을까요. 후진 레트로 포스터 만드는 거에 재능있단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좀 더 일찍 태어날 걸. 

하지만 당일에도 통보없이 캐슷변경을 때리던 부다페인데! 언제나 뒤통수 조심했어야 됐는데! 공연 2주 전까지 캐스팅 스케쥴이 발표가 안됨.

레베카 이후 하는 공연들도 캐스팅이 발표났는데 정작 내가 보러 가는 극만 안 나옴ㅎ 부다페여 내가 불에 손을 지져야 캐스팅을 뱉겠느냐 설마 삼호모니?! 삼호모니인가?!? 그렇다면 불타는 건 맨덜리가 아니라 부다페스트 극장일텐데?!?!

호모니씨 제가 당신을 좋아하지만 하루라도 덜 낡은 실베를 봐야 돼 외치며 매일 극단 홈페이지 새로고침을 하다가 드디어 공연 2주 전 캐스팅이 떴어요

 

 

1일차는 스지랑 호모니 페어네! 아르피랑 펠러랑 타마스도 나오고 아는 얼굴 많네!

저 캐슷이라면 딸뻘이랑 결혼한 인간쓰레기 막심과 이 집안의 가주는 나야 이히의 권력역전 영웅서사로서 첫날 전체 스토리 파악하기 좋은 캐스팅이네! 첫번째 배팅에 성공한 걸 기뻐하며 두번째 날을 보는데 발표가 안뜨네요.

 

 

첫날만 발표하고 2,3일은 안뜨다니 이야 이 창의적으로 사람 엿먹일 줄 아는 놈들!

욕하다가 12시간도 안되서 뜬 캐슷발표가

 

 

도러......? 언니가 거기서 왜 나와...? 원래 이번 시즌에선 다른 공연 땜에 캐슷에도 빠졌는데...? 

천사상 시원하게 까부수는 깡패이히로 유명하신 그 분이 오신다고요

도러(헝롬쥴에서 줄리엣 배우이자 초연 이히. 레베카 안한지 꽤 됐었음) 가 아니라 좀 더 갸륵한 인상의 배우가 이히였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배우를 보게 되어서 놀람. 너희 중 하나는 도러 혹은 스지겠군 어찌되었든 성공한 배팅이니 기뻐했지만요.

 

 원래는 다른 배우가 이히였는데 그분이 투어 도는 딴 공연 스케쥴 상 도러가 급하게 투입된 건가벼. 그래서 스케쥴 발표가 평소보다 더 늦게 뜬 거였고.

그 다음 날 뜬 캐스팅도 투실베에 투도러라서 캐스팅 가챠에 성공함. 그리고 마지막 날이 정말 보고 싶었던 카타가 댄버스를 하는 날이라....3일 공연을 보고 그날 새벽에 헝가리를 떠난다는 여행계획도 확정이 되어버렸고...


2019년 기준이라 지금 또 다름

근데 정작 부다페스트 오페레타 극장 좌석 후기가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어요.

박스석와 5열 이내로만 앉아서.. 뒤로 갈수록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단차가 거의 없는 것에 가까워서 될 수 있으면 앞에 앉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박스석은 무대 전체를 볼 수 있지만 음향은 1층보다 안 좋음. 음향을 중시하면 2층보다 1층이 좋을 것 같아요. 

  • 음향 빵빵하고 가까이서 무대 디테일을 보고 싶다 : 1층 무조건 전진. 단 자막은 포기해야 됨. 자막스크린 위치가 높아서 자막보고 무대보면 목디스크 생기기 좋을 듯.
  • 극 흐름과 무대 전체를 보고 싶다 : 박스석이나 2층으로 가기.
  • 그냥 공연 본 것 같은 느낌만 받고 싶다 : V석. 1600~1700포린트(한화 7000원 정도)지만 너무 사이드에 몰린 좌석이에요. 역시나 목디스크 나기 좋을 좌석.

1. 박스석(Emelt) : 빕스석 바로 옆자리. 가격대비 가장 괜찮은 자리입니다. 영자막과 공연 같이 보고 싶다면 최적의 자리예요. 1층에서 보기엔 목 꺾어질 높이에 자막 스크린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영자막도 오역들이 많이 있는 거 같아요.

독일판을 그대로 영번역했는지 벤의 Nincs már 가 She's gone for good으로 나온다거나. 그냥 대략적인 내용 참고용.

 

 

 

 

부다페스트 오페레타 극장 무대가 큰 편은 아니라(샤롯데-해오름 정도?) 1층도 그렇고 한눈에 무대 전체를 보기엔 어느 자리나 괜찮습니다.

그리고 여기 공연장은 반드시 코트보관소에 옷을 맡기고 들어가야 되는데 1명당 200포린트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박스석과 vip석은 박스 뒤에 코트걸이가 마련되어 있으니 거기다가 걸 수 있어요. 그리고 1막이 끝나고 인터미션 때 리셉션에서 핑거푸드와 와인, 음료가 제공됩니다.

각 박스 별로 테이블이 지정되어 있으니 테이블 위의 마크를 확인하고 먹으면 됩니다. 올리브랑 바게트 존맛. 맞은 편 같이 박스석 앉던 부부께서 뭐 들어갔는지도 말해줬어 친절해.

2. 1층 1열~4열 (Emelt Zs) : 무대에서 제일 가까운 좌석. 바로 앞에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생각보다 깊더라고요. 그리고 그 위엔 배우들이 지나가는 서브 통로와 조그마한 이동문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거기에서 왔다갔다 하거나 상승하는 무대장치가 있어서 듀엣곡 때 거기서 노래 부릅니다. 이쪽 좌석에선 굉장히 가까워요. 음향은 박스석보다 더 깨끗하게 들려요.

하지만 1층은 정말 해오름과 맞먹는 극악의 단차..정말 단차가 있으나 마나지만 무대가 높아 가려지는 부분은 없어요. 하지만 좌석 가운데 통로가 없으니 본인 자리가 가운데라면 미리 들어가서 앉아있는 게 나아요. 좌석 간격도 좁아서 이동하려면 앉은 사람들이 다 일어서야 됩니다. 

3. 1층 5열~9열(I) : Emelt Zs석은 금방 나가니 I열에서 중간 좌석이 남아있다면 이쪽도 괜찮아요. 앞열 극싸에 앉느니 좀 더 뒤의 중블에서 앉는 게 더 잘보이고요.

 

왜 공연얘기 시작도 안했는데 이렇게 늘어났지.

다음 편은 정말 레베카 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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